사무엘기상 1장: 바친다는 것의 의미

해설:

에브라임 지파 사람 엘가나에게는 두 아내가 있었습니다. 앞뒤 상황을 보면, 첫 아내 한나에게 아이가 들어서지 않자 대를 잇기 위해 브닌나를 아내로 들인 것 같습니다. 당시만 해도 일부일처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이와 같이 특수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또 다른 아내를 두는 것이 인정 되었습니다. 엘가나는 신실한 사람으로서 매년 성막이 있는 실로에 온 가족을 데리고 올라가 제사를 드리곤 했습니다. 그 때 엘리의 두 아들인 홉니와 비느하스가 제사장의 직무를 보고 있었습니다(1-3절).

제사를 드리고 나면 엘가나는 제물을 나누어 브닌나와 그 아들들에게 한 몫씩 주고 한나에게는 두 몫을 주었습니다. 자식이 없는 한나를 아끼는 마음에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브닌나는 한나에 대한 남편의 편애를 시기하고 질투하여 한나를 괴롭게 했습니다. 실로에 올라갈 때마다 이런 일은 반복되었고, 그로 인해 한나는 먹지도, 마시지도 못할만큼 괴로워 했습니다. 엘가나가 위로해 보았지만 괴로움은 가시지 않았습니다(4-8절).

그러던 어느 해, 제사를 드리고 난 다음 엘가나의 가족이 둘러 앉아 음식을 먹고 있을 때, 한나는 홀로 자리를 떠 성막으로 향합니다. 그 때 제사장 엘리가 성전 문설주에 앉아 있었습니다. 여성은 성막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으므로 한나는 문 바깥에서 주저 앉아 울면서 아이를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아이를 주시면 평생 주님을 위해 섬기는 나실인으로 바치겠다고 서원합니다(9-11절). 한나는 설움이 북받쳐서 차마 입을 열지 못하고 속으로 기도하고 있었는데, 엘리는 그가 낮술에 취하여 주정 하는 것으로 오해합니다. 엘리가 나무라자 한나는 자신의 사정을 털어 놓았고, 엘리는 그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 주셨을 것이니 돌아가라고 위로합니다(12-17절). 

엘리를 통해 자신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 주셨다는 믿음이 들자 한나는 근심과 수색을 거두고 돌아가 음식을 먹습니다(18-19절). 그들이 집으로 돌아간 얼마 후에 한나는 임신을 하게 되었고, 아들이 태어나자 ‘하나님이 들으셨다’는 의미로 사무엘이라는 이름을 붙어 줍니다(20절). 한나는 자신이 하나님께 드린 서원 기도를 기억하고 젖 뗄 때까지 품에 안아 기르다가 젖을 뗀 후에 실로로 올라가 엘리 제사장을 찾아갑니다. 그는 자신의 서원대로 사무엘을 나실인으로 바치겠다면서 엘리에게 맡기고 돌아갑니다(21-28절).

묵상:

한나의 심정을 상상합니다. 대를 잇는 것이 아내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인정되던 때에 아이가 들어서지 않는 것으로 인해 한나가 얼마나 상심이 컸을까요? 남편의 사랑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큰 결핍감을 가지고 살았을 것입니다. 임신 되기를 기다리다 못한 남편이 브닌나를 아내로 들이기로 했을 때 그의 마음은 또 어떠했을까요? 브닌나가 연이어 아들을 낳을 때마다 그의 상실감은 더 깊어졌을 것입니다. 게다가, 브닌나가 대놓고 업신여기고 괴롭힐 때 그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그러다가 얻은 아이가 사무엘입니다. 그러니 그 아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웠을까요? 세상을 다 준다 해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귀하게 여겼을 것입니다. 

그런 아이였기에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 그에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을까요? 자신에게 세상 전부와 같던 아이를 내어 준다는 것은 자신의 세상 전부를 내어 놓는 일과 같았습니다. 한나는 그 어려운 일을 하나도 어렵지 않은 것처럼 실행합니다. 그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임을 잊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장 귀하신 하나님이기에 자신에게 가장 귀한 것을 드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승우 작가가 <사랑이 한 일>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에게 가장 귀한 것을 드릴 때에야 ‘바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귀하지 않은 것을 드리는 것은 ‘버리는’ 것이지 ‘바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고 있습니까? 하나님께 드리는 우리의 시간과 물질과 생명은 버리는 것에 가까울까요, 아니면 바치는 것에 가까울까요?

4 thoughts on “사무엘기상 1장: 바친다는 것의 의미

  1. 주신 이가 하나님이었게에 바친이도 하나님이라고했던 욥의 믿음을 생각해보며 처음 약속을 지켜내는 한나의 믿음을 배웁니다, 흔히 급할 때 약속한 것을 문제가 헤결되면 이행치 못하는 인간 심리를 생각하며 내 지난 과거의 일들을 회상해 봅니다, 온전히 주님께 드리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가늠해보며 한나의 믿음으로 발 돗음하기를 기도합니다, 온전히 주님께 헌신하는 믿음의 하루가 되기를 갈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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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한나의 이야기를 아브라함의 이야기와 나란히 놓고 생각해 봅니다. 이승우님의 을 읽은 사람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는 일을 예전과 다른 깊이를 가지고 보게 됩니다. 사랑하기에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사랑이 그렇게 하도록 만들었다는 관점에서 아브라함을 이해한다면 오늘 한나의 드림도 -실제로 한나는 “이 아이를 여호와께 다시 돌려 드립니다 (28절)”라고 기도합니다- 사랑이 그렇게 하도록 이끌었다고 인정하게 됩니다. 아브라함의 이야기에서는 먼저 다가가시는 하나님을 봅니다.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 약속을 하실 때, 이삭을 바치라고 하실 때 모두 하나님이 먼저 하셨습니다. 한나의 이야기는 그의 간절함과 하나님을 향한 절절한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한나는 괴로움 중에 있는 자기의 모습을 봐 달라고, 기억해 달라고 애원합니다. 아들을 주신다면 그를 여호와께 드리겠다고 서원을 합니다. 아들을 달라고 하는 기도처럼 들리지만 아들 자체보다 하나님의 사랑을 아들이라는 증거로 받고 자기 또한 사랑의 증거로 그 아들을 하나님께 바치겠다는 기도입니다. 지금은 기대 수명이 늘어나 ‘환갑’을 기리는 일도 없어지고 정년 이후 세컨 커리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오래 살고 싶다는 욕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수록 커지기만 합니다. 하지만 정작 오래 살면 뭐할건대? 늘어난 수명으로 추구하는 삶은 어떤 모습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핍이 채워졌을 때, 원하는 것을 가졌을 때, 꿈꾸던 일을 이루었을 때 하나님께 한발자국 더 가까이 가는지, 아니면 하나님을 살짝 밀어내는지 정직하게 돌아보게 하십니다. 아들을 주시면 그 아들을 다시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기도하는 한나는 이삭을 바치라고 명하심으로써 아브라함을 ‘시험’ 해보신 하나님 앞에 담대하고 적극적인 사랑의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나의 삶 속엔 여호와께 구하여 얻은 사무엘 같은 응답이 참 많이 있습니다. 한나처럼 되돌려 드리는 삶을 살고 있는지… 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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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너무나 변덕스럽고 이기적 입니다. 믿는다고 하면서 머리와 입으로만 믿고있습니다, 아브라함과
    한나를 생각하기전에 독생자를 허락하신 사랑앞에서 감히 변명할수도 없는 존재입니다.
    부족하고 더럽고 악취가나는 마음을 가지고 이웃과함께 십자가앞에 엎드리는 오늘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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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한나의 아픔가운데, 그 절규와 절망속에서 외치는 기도를 들으시고 이루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한나의 믿음과 마음으로 드려지는 기도가 도전이 됩니다. 순수하고 순종하는 믿음으로 모든 상황 가운데 하나님이 이미 하신 것이라는 담대한 행동까지 모든 것들이 참 놀랐습니다. 하나님 앞에 귀한 것을 바치고 드리는 일이 내 삶에서도 행해지기를 기도합니다. 한나의 믿음있는 기도가 내 삶과 교회가운데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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