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21장: 비극은 비극을 낳고

해설:

기브아의 베냐민 지파에 대한 전쟁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승리한 후, 그들은 베냐민 지파에 속한 사람들에게 딸들을 결혼시키지 않기로 맹세합니다(1절). 베냐민 지파의 씨를 말리려 했던 것입니다. 집단에 대한 원한 감정은 이렇듯 무서운 결과를 낳습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성막이 있던 베델로 올라가 하나님 앞에서 통곡하며 기도합니다(2-3절). 그들은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며 베냐민 지파가 멸족되지 않게 할 방도를 찾습니다(4-7절). 백성은 원한 감정으로 인해 베냐민 지파를 멸족시키기를 원했지만, 지도자들은 어떻게든 그 지파를 존속시켜야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미스바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지파가 있는지를 조사합니다. 그 결과 길르앗 지방의 야베스 성에서는 한 사람도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8-9절). 그곳은 므낫세 지파가 정착한 곳입니다. 지도자들은 군사 2천 명을 보내어 야베스 성의 주민을, 여자나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죽이고 남자와 동침한 적이 없는 처녀들은 포로로 잡아 오게 합니다(10-11절). 정벌대는 명령대로 야베스 성을 공격하여 모든 주민을 살해하고 처녀 4백 명을 잡아 옵니다(12절). 

지도자들은 림몬 바위에 숨어 있던 베냐민 지파 사람들을 나오게 하여 야베스에서 잡아 온 처녀들을 아내로 줍니다(13-14절). 하지만 처녀들의 수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들은 베냐민 지파가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할 방도를 찾던 중에 ‘보쌈’ 전략을 택합니다. 곧 실로에서 축제가 벌어지는데, 그 축제에 참여하여 춤을 추는 여인들을 보쌈하여 베냐민 땅으로 데리고 가도록 허락한 것입니다(15-22절). 그렇게 하여 베냐민 지파는 멸족의 위기를 넘겼고, 이스라엘 백성도 다 각기 자신의 땅으로 돌아갑니다(23-24절).

이야기를 마치면서 저자는 다시 한 번 사사기 후반부의 후렴구를 반복합니다.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뜻에 맞는대로 하였다”(25절).

묵상:

영적 타락은 도덕적 타락으로 이어집니다. 도덕적 타락 중에 가장 두드러진 증상 중 하나는 인간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영적으로 깨어 있으면 모든 생명을 존중하며 사랑하게 됩니다. 반면 영적으로 어두워지면 모든 생명을 자신의 유익을 위해 사용하고 버릴 소모품으로 대합니다. 

사사 시대 말기에 이스라엘 백성이 영적으로 어두워지자 사람을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심해집니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초래한 레위인도 자신의 첩을 소모품으로 취급합니다. 그 여인에 대한 배려나 존경심이 털끝만큼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의 성적 욕망과 생활상의 필요로 인해 그 여인을 사용하다가 위험해지자 가차 없이 내어 버립니다. 여성을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경향은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에게서도 나타납니다. 집단적인 원한으로 인해 멸족 위기에 놓인 베냐민 지파를 위해 생각해 낸 묘안에서 여성들을 남성을 위한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태도를 봅니다. 

이 이야기 끝에 저자는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뜻에 맞는대로 하였다”(25절)고 덧붙입니다. “왕이 없었다”는 말은 절대적인 기준과 표준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을 우상처럼 취급한 결과로 그들은 삶의 기준을 잃어 버렸고, 그로 인해 다들 자기 좋을 대로 살았습니다. 다들 자기 좋을 대로 하는 세상은 강하고 악한 자들이 득세하는 세상입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경심을 잊고 모든 생명과 사람들을 소모품으로 사용하다 버리는 세상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그런 모습을 자주 봅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세상 참 많이 변했는데, 또 다른 면에서 보면 변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하늘을 우러러 보며 기도합니다. “마라나타!”

4 thoughts on “사사기 21장: 비극은 비극을 낳고

  1. 사사기의 끝 부분에 이르러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뜻에 맞는대로 하였다”라는 말씀을 통해 왕대신 하나님을 넣고 묵상해 봅니다, 하나님이 없을 때 저질러지는 인류의 비극을 상상해 봅니다, 주님을 떠날 때 생기는 영적 타락이 가져오는 무질서 속에서의 약육강식으로 자연과 인류가 파괴되지 않도록 깨어 기도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오늘 하루도 주님 안에서 모든 생각과 행동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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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요 근래에 목사님과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쉽게 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또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념이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서 변하게 될수 있습니다. 그러나 또한 사람의 본성에 있어서는 변하지 않는 것들을 봅니다. 때로는 사람의 안타까운 변화와 사람의 안타깝게 변하지 않는 상황들을 바라보며 낙담합니다.

    그러나 나의 시선과 기준이 사람에게 있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의와 기준에 맞춰지길 기도합니다. 절대 변하지 않고 신실한 하나님을 바라보기를 기도합니다. 내 감정과 생각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따라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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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전쟁후에 번제와 화목제를 들이지 말고 싸움전에 전에 기도로 주님의뜻을 깨닫기 원합니다.
    항상 깨어있어 절대이신 왕이 함께 하심을 기억하고 말씀에 순종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이웃과 함께 사랑과 은혜의 주님과 동행하는 오늘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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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점입가경이라는 말은 사사기 끝에 어울리는 표현 같습니다. 악이 눈덩이처럼 커져 가는 느낌입니다. 여자의 수난은 계속 되고, 이스라엘의 위선 또한 계속 됩니다. 전쟁은 대개 그럴듯한 명분으로 시작하지만 전쟁의 참혹성을 정당화할만큼 중요한 명분이라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전쟁을 해서라도 지켜야 할 것 같은 중요한 명분도 대화와 대안, 협상과 타협을 다 무시하고 지켜야 하는 것인지는 또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남가주 연회의 한인교회는 지난 4월에 연회 감독의 “파송중지” 통보를 받은 세 교회 담임 목사님들을 중심으로 심각한 고민과 아픔에 빠졌습니다. 파송중지의 이유는 동성애 관련 교단 분리 프로토콜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독과 연회의 입장에 반대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 온 목회자들에 대한 징계의 뜻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진보적인 연회(감독)와 반대 성향을 가진 한인교회들이 많은 가주-태평양 지역이기에 이 문제 뿐 아니라 앞으로 여러 크고 작은 진통들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항의를 해서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넣지만 그래도 감독이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법정으로 가겠다는 전쟁 불사의 심정으로 목회자들과 신도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동성애에 관한 (그에 따른 동성애자의 안수나 파송 등) 교단의 입장을 정리하는 과제가 과거 수십년 동안 연합감리교회의 갈등과 불화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성경에 나와 있다, 성경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 한 편에 있다면 다른 한 편에는 그 성경이 이 시대에 하는 말씀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있습니다. 성경의 “권위” “해석” “전통” “적용” 등등 말은 같은 말이지만 그 뜻은 서로 조금씩 다른 현실이 이제는 전쟁의 가능성을 불러오는 데까지 왔습니다. 사람들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했던 사사기의 역사는 어느 시대, 어느 상황에나 있어 왔습니다. 이 욕망을 이기며 사는 하루가 되기를 빕니다. 속에는 내가 들어있는데 겉에는 하나님이라고 포장한 상자 같은 신앙생활을 하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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