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8장 1-17절: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마음

해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기도에 대한 비유를 들려 주십니다. 누가는 그 비유의 초점이 “늘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1절)는 것에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어느 동네에 재판관이 있었는데 그는 “하나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존중하지 않는”(2절) 사람이었습니다. 홀로 사는 한 여인이 억울한 일을 당하여 그 재판관을 찾아가 호소합니다(3절). 하지만 재판관은 무시하고 들어주지 않습니다. 그 여인은 굴하지 않고 거듭 그를 찾아가 호소합니다. 그러자 재판관은 귀찮아서 그 여인의 호소를 들어 주기로 마음을 바꿉니다(4-5절).  

이 비유 끝에 예수님은 “너희는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들어라”(6절)고 하십니다. 그 재판관이 왜 그 여인의 호소를 들어 주었는지를 주목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밤낮으로 부르짖는, 택하신 백성의 권리를 찾아 주시지 않으시고, 모른 체하고 오래 그들을 내버려 두시겠느냐?”(7절)고 물으십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얼른 그들의 권리를 찾아 주실 것이다”(8절)라고 덧붙이십니다. 저렇게 못된 재판관도 거듭 호소하면 귀찮아서 들어주는데, 우리를 우리 자신보다 더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얼마나 잘 들어 주시겠느냐는 뜻입니다. 그것을 믿고 혹시 응답이 늦어져도 낙심하지 말고 기도하라는 뜻입니다. 그래야만 “인자가 올 때”(8절)까지 믿음을 지킬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스스로 의롭다고 확신하고 남을 멸시하는”(9절) 사람들에게 또 다른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바리새파 사람과 세리가 성전에 올라가 기도를 드렸는데, 바리새파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의롭게 살았는지를 보고하고(11-12절), 세리는 자신의 부족함을 회개하며 하나님의 자비를 구합니다(13절). 예수님은 하나님으로부터 “의롭다는 인정을 받고서 자기 집으로 내려간 사람”(14절)은 바리새파 사람이 아니라 세리였다고 말씀하십니다. “의롭다는 인정”은 죄를 용서 받았다는 뜻입니다. 이 말씀 끝에 예수님은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14절)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아무리 선하게 살았고 아무리 많은 것을 희생했어도 하나님 앞에서는 자비를 구할 죄인입니다.

그 때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께 데려 와서 쓰다듬어 주시기를 바랬습니다(15절). 이것을 보고 제자들이 그 부모들을 꾸짖습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아이들이 오는 것을 막지 말라고 하시면서 “하나님의 나라는 이런 사람의 것이다”(16절)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시 어린이들은 온전한 사람으로 취급 받지 못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그런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합니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하나님 나라를 전적으로 그리고 조건없이 받아 들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하나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거기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17절)라고 말씀하십니다. 앞의 비유에서 바리새파 사람은 자신의 의에 대한 자부심 때문에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했고, 세리는 어린이처럼 하나님 나라를 받아 들였습니다.

묵상: 

의롭고 거룩하게 사는 것은 잘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영적으로는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에게 은혜와 축복을 요구할 자격이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존재가 아무리 거룩해졌다고 해도 하나님 앞에 서면 여전히 불쌍한 죄인입니다. 우리가 완벽하게 살려고 아무리 애써도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는 여전히 흠결 투성이입니다. 우리가 거룩하고 의롭게 살려고 힘쓰는 이유는 하나님께 더 많은 은혜를 얻어내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이미 받은 은혜에 대한 보답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 해도, 아무리 많은 것을 희생했다 해도, 하나님 앞에 설 때는 그분의 은혜에 전적으로 빚진 죄인일 따름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의 것이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서 예수님은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함과 순진무구함을 염두에 두고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고 아무 것도 내세울 것 없는 어린이들의 상태에 대해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하나님에게 전적으로 의지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온 마음으로 사모하고 그 은혜에 전 존재로 응답합니다. 그런 태도로 하나님을 대하는 사람은 그분에게로부터 의롭다 하심을 얻고 그분의 은혜를 입을 수 있습니다.  

4 thoughts on “누가복음 18장 1-17절: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마음

  1. 오랜 기도에 주님의 침묵도 응답입니다, 저희들의 기도제목이 주워진 시간에 허락이 되면 나쁜
    결과가 되기 때문이지요. 또 자주 떡보다 돌을 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응답을 받든
    받지 않든 무조건 감사하며 기도하는 믿음을 원합니다. 전적으로 사랑 이시고 좋으신 주님을
    의지하고 소망을 갇고 사는 삶이 필요합니다. 이웃과 더불어 말씀을 가지고 어두운 세상에
    나아가 빛과 소금이 되는 오늘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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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하나님의 자녀로써 갖추어야 할 기도의 자세를 통해 쉬지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며 또 어린 아이와 같이 불 완전하고 미비한 상태에서 있는 그대로 주님앞에 나아가는 믿음을 구하며 그 동안 형식적인 기도에 매달렸던 내 자신을 돌아봅며 회개합니다.
    세리와 같이 내 자신의 안에 있는 흠결을 고백하고 또 죄인임을 인정하고 주님의 자비를 구하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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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말씀에 나오는 사람들 (과부, 어린이, 세리)은 그 당시에 사회적으로 무시를 받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혹은 종교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을 때는 정말 은혜로 경험하고 받아들였습니다. 자신의 의를 드러내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모습들만 보였기에, 그 은혜가 값싼 은혜가 아닌, 값없는 은혜로 받아드려졌습니다. 그러나 다른 바리새인들에게는 값없는 은혜가 값싼 은혜로 그들의 삶에 바뀌어졌습니다. 오늘 하루 겸손히 상한마음과 애통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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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어린아이와 같이 (17절)” 라는 말씀을 어린이의 미숙함이나 순진함에 국한해 생각하면 말씀을 낭만적으로 보고 지나가기 쉽습니다. 사람의 일생에서 어린이의 시절은 짧게 지나갑니다. 어린이의 때에만 하나님 나라를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어른이지만 어린이와 같다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봅니다. 어린이는 미숙해서 뭘 해도 어색하고 제대로 깨닫지도 못하는 존재라고만 보면 어른인데 어린이 같다는 말은 부끄러운 지적입니다. 우리가 “애 같다”고 할 때는 이런 뜻입니다. 어른답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이 이런 뜻으로, 어른이 되지 말고 어린아이처럼 살라고 말씀하셨을 것 같지 않습니다. 재판관에게 간청하는 과부의 이야기와, 기도하는 모습이나 내용이 전혀 다른 바리새인과 세리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어린이를 보면 어린이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 자기의 부족함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는 자기 맘대로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남의 호의와 관심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자기 주장을 할 수 없는 때가 많고, 설령 한다 해도 무시 당하기 쉽습니다. 어린이를 귀엽게 보는 것은 어른이 가진 일종의 특권입니다. 귀엽다고 봐 주고 넘어가는 것입니다. 장애인이나 과부를 대할 때도 그런 시각이기 쉽습니다. 바리새인이 기도할 때 가진 마음, “다른 사람 (사기꾼, 죄인, 간음을 행하는 자) 같지 않은 것”이 감사하다는 것은 어린이, 과부, 장애인, 환자, 노숙인, 여자…가 아니어서 감사하다는 안도감이고 이것은 특권의식과 다를 바 없습니다. 예수님은 이분법처럼 말씀하시지만 양자택일의 사고를 권하시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 너머를 보라고 하시고, 두 가지를 동시에 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연민은 언제나 부족하고 모자라는 편으로 흐릅니다. 다 갖추고 사는 것을 복이라고 말하는 세상에 턱 없이 모자라는 팔복을 주신 예수님, 내가 실로 아무 것도 제 손으로 할 수 없는 어린이인 것을 잊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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